블로깅을 시작하고 나서 얻게 된 가장 즐거운 일 중의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여러 연필, 필기구, 문구 애호가분들과 만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호주 스테들러의 트래디션처럼, 오늘은 스테들러 영국 공장에서 생산한, 이제는 단종되어버린
영국 스테들러 노리스 연필에 대한 리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리뷰할 연필들은 현재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독일인인 Matthias Meckel씨가 보내준 연필입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디자인은 독일산과 영국산에 아무 차이도 없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결국 MADE IN GREAT BRITAIN이 MADE IN GERMANY 대신 인쇄되어 있다는 점이지요.
박스의 디자인은 조금 다릅니다.
독일산 노리스의 경우 위에 보시다시피 심의 경도가 박스 전면부에도 인쇄되어 있지만,
영국산의 경우 전면부 표시가 없고, 열고 닫는 뚜껑에 기입되어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경도 표시의 인쇄 위치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아 한 종류의 박스만 제작한 뒤에
경도를 따로 찍은 듯 합니다.
시필을 해 본 결과, 지우개가 없는 120 모델의 경우 심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만, 끝을 예리하게 하는 도중에 약간씩 부러지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독일산에서는 보기 힘든 일입니다.
H 경도의 경우, 저로서는 아무런 차이도 느끼지 못했고,
B 경도의 경우, 독일산의 입자가 좀 더 고운 느낌이었습니다.
2B 경도의 경우, 독일산의 입자가 조금 더 고운 편이기는 했지만,
B 경도보다 그 차이가 훨씬 더 작아서 느끼기 어렵습니다.
시필에 사용된 HB 등급은 지우개가 달린 122 모델이었습니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아래 쪽에 있는 영국산의 지우개가 훨씬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영국산 122 모델의 질은 독일산 122에 비해서 훨씬 떨어지는, 아주 거친 느낌입니다.
다른 영국산 120 모델과 비교해 봐서도 도저히 같은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영국산 122의 경우 본격적으로 사무/학습용의 저렴한 컨셉이지 않나 싶습니다.
더 작고 품질도 떨어지는 지우개에, 질이 아주 떨어지는 심이라니, 정말 실망입니다.
박스 디자인을 보아도, 독일산 120, 122나 영국산 120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왠지 스테들러 영국에서 따로 (어쩌면 본사 몰래) 제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데, 혹시 독일한 120의 H, B, 2B 경도 연필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시지는 않았나요?
네, 독일산과 영국산의 캡 색깔이 다릅니다.
독일산의 경우 B 경도가 검은색, 2B 경도가 주황색 캡을 가지고 있는데요,
영국산의 경우는 그 반대입니다.
바코드가 찍혀 있는 면을 보니 다행히 바코드는 등급에 따라 제대로 박혀 있네요.
바코드는 코드를 등록한 국가에서 발급합니다. 따라서 독일 국가 번호가 찍힌 바코드가 있다고 해서
꼭 독일산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조금 놀랍습니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인해서, 영국산도 독일산과 같은 바코드를 가지게 된 듯 합니다.
비록 122 모델의 경우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히 떨어지는 품질을 보여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영국산 노리스 연필의 품질은 독일산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연필이 더 이상 생산되지 못한다는 것은 또한 가슴아픈 일입니다.
다시 한 번, 귀중한 연필을 나누어 준 Matthias Meckel 씨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Danke schön!